책소개

"이 책은 일반적인 학술 서적이 아니다. 또한 기후 변화와 뮤지엄에 대한 작업의 포괄적인 개요를 제공하거나 기후 비상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빠른 방법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대신, 이 책은 협력적, 분산적, 대화적, 전복적, 유목적인, 때로는 장난스러운 방식으로 ""기후 행동을 위한 뮤지엄 재구상"" 프로젝트의 주요 특징을 반영한다. 이 책의 저자들이 제시하는 주장은 경험적 연구에 반응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대화와 추측을 통해 드러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마도 뮤지엄 재구상 프로젝트의 일부이자 여러 면에서 여전히 진화하고 있는 유물(artefact)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수많은 결과물 중 하나의 “산출물”로 도출된 것이며, 특정 입장이나 선언문을 제시하기보다는 학제간 동맹을 더욱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은 뮤지엄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반영하는 8가지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 분야를 사회적, 환경적 불의의 근원과 이러한 역사 속에서 뮤지엄의 역할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논쟁 안에 (재)위치시키려는 욕구에서 비롯되었다.
2024년 드리프팅 커리큘럼에서 한국어판으로 출간한〈기후행동을 위한 뮤지엄 재구상(RMCA)〉은 (포스트) 인류세의 관점에서 뮤지엄의 역사와 기능을 비판하고, 새로운 뮤지엄의 역할과 형태를 전망한다. 뮤지엄이 사회적으로 중대한 위기와 더불어 찾아온 전환기에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근간하는 것이다. 지난 2년여간 한국판 RMCA를 구상하며 드리프팅 커리큘럼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제기하고, 예술 현장, 학교 등에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 예술가들과 협업해나갔다. ‘포용’의 논리를 넘어 “지질학적인간적 얽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모색하고 생태 정치적 연결 논리를 수용하도록 만드는 뮤지엄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뮤지엄은 누구의 경험과 지식을 이야기하고 전달해야 하는가? 새로운 기후 체제에서 예술은 이전의 세계에서 인정되었던 모든 인식론적, 감각적 가치 체계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저자소개

조주현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각예술 기획자이자 연구자이다. 현재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문화매개전공 겸임교수이며 다학제적 큐레이토리얼 리서치 플랫폼 Drifting Curriculum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MMCA 레지던시 프로그램매니저,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일민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역임했고 2021?2022 아르코 국제예술공동기금 한국 네덜란드 교류협력프로그램 총괄기획자, 2023년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네덜란드 파빌리온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 공공프로그램 〈Dear Ocean Friends〉 기획자, KAIST 인류세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주요 기획전시로는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 멸종전쟁〉(2023), 〈Dear Amazon〉(2019, 2021), 〈공동체 아카이브: 공동의 리듬, 공동의 몸〉(2017) 등이 있으며, 『The (Im)possibility of Art Archives』(Palgrave Macmillan, 2024) 등 국내외 여러 출판물에 기고해왔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