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맑은 물을 길어내는 샘
맑은 물은 맑은 샘에서 나온다. 내게는 맑은 물을 내야겠다는 욕심이 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맑은 샘이되기를 원한다. 시를 구상하면서 나는 나를 다듬는 일을 한다. 아, 얼마나 다듬어야 내게서 맑은 물이 나올 수 있을까. 아직 멀었다. 그러나 설형 내 생애에 그 뜻을 다 이루지 못한다 할지라도 멈추거나 포기하지는 않으련다.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요즈음 나는 종종 실망할 때가 있다. 속상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나는 그런 세상을 따뜻하게 품을 수 있기를 소원한다. 얼마나 내 가슴이 넓고 깊어야 할까. 참 힘든 일이고 아직 멀었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사람은 외로운 존재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어쩌면 외롭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삶을 사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외로움이나 그리움은 우리에게 있어서 원초적인 심성 아닌가. 벗어나려고 애쓰기보다 받아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라만상을 따뜻한 눈으로 보려면 그것들을 지으신 분을 경외하고, 외로운 중에도 위안을 얻으려면 사랑하는 길밖에 없다. 힘든 길이지만 기왕에 내딛은 길, 조바심 하지 않고 묵묵히 걷고 싶다. 마음 다잡아 시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단 하나의 시어, 단 한 행의 문장, 단 한 다발의 연, 소홀히 여기지 않으련다. 곱게 다듬어 맑은 물로 길어내고 싶다.
기름지게 마음밭을 가꾸어 나가는 독자 여러분의 화원에 평화가 오롯이 고이기를 바란다. 이 작은 시집이 그 역할을 조금이라도 감당할 수 있다면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이 시집이 고고의 성을 울리도록 도움을 준 수유중앙교회와 기꺼이 평설을 써 주신 존경하는 이성교 시인님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올려드린다.
목차
제 1부. 햇살 한 아름
1. 설날 아침
2. 들뜬 2월
3. 3월에 내리는 눈
4. 경칩
5. 목련꽃이 핀다
6. 새벽 소묘
7. 햇살 한 아름
8. 그리움 또는 외로움
9. 청명한 날의 기억 하나
10. 사진을 보며
11. 기찻길
12. 잔디에게
제 2부. 지치지 않는 사랑
1. 야경
2. 팔월
3. 비가 내리면
4. 장맛비 갠 날
5. 권태
6. 보이지 않는 곳에서
7. 존재 의미
8. 강가에 서면
9. 지치지 않는 사랑
10. 방울토마토
11. 갈대
12. 능소화의 그리움
제 3부. 화가가 되고 싶다
1. 어서 오라
2. 가을 하늘
3. 가을만 되면
4. 참새
5. 허수아비
6. 코스모스
7. 구절초
8. 화가가 되고 싶다
9. 가을엔 좀 쉬자
10. 산모퉁이
11. 명절
12. 낙엽
13. 까치밥
14. 이슬
15. 지리산을 넘으며
16. 그때가 그립다
제 4부. 해질녘
1. 눈이 내린다
2. 눈 내리는 밤
3. 눈꽃
4. 하얀 미소
5. 파도 소리
6. 해질녘
7. 고개
8. 먼저 떠나는 게 낫다
9. 지우개
10. 철새
11. 일몰
12. 12월
13. 이삿짐
제 5부. 꽃 가꾸는 아내
1. 별 이야기
2. 레일
3. 꽃 가꾸는 아내
4. 도시락
5. 깊이 한 번 잠들었다 깨면
6. 밭 매시는 어머니
7. 코스모스가 불러온 가을
8. 초저녁
9. 배꼽
10. 어머니의 어리석음
11. 그리움
12. 추울 때 생각나는 어머니
13. 울지 않기 위해서
제 6부. 네 변신이 슬프다
1. 집 한 채
2. 이발소 의자
3. M.R.I 촬영
4. 석재상(石材商)
5. 소화기(消火器)
6. 살아있는 나
7. 말이 없다는 것은
8. 이명(耳鳴)
9. 지렁이
10. 시곗바늘
11. 바지랑대
12. 소망
13. 네 변신이 슬프다
14. 두물머리
15. 지구본
<평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