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흔들리더라도
"흔들리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가 있다.
파도도 치지 않는 풀장에서 가만히 물에 떠있을 땐 일렁이는 물의 흐름에 따라 온 몸이 너울거리고, 설레는 사람과 손을 잡고 걸을 땐 살포시 맞잡은 두 손이 앞뒤로 살랑인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흔들림.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온 몸에 힘을 주고 뻣뻣히 버텨야하는데, 꽤나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홀로 흔들리던 흔적들을 말 없이 이 책에 담았다. 세차게 울어대는 매미가 염려스러울 정도로 무덥던 8월의 한 여름날, 각각의 관점에서 시작된 집필은 각자의 상황으로 마무리 되었다. 낯선 사람, 동료, 친구, 가족, 그리고 고양이에서까지. 우리의 시야는 모두 달랐지만 솔직한 우리를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은 같았다. 모두 상처받고 그 시간 속에서 저마다 흔들렸을지라도, 무엇하나 닳지 않았다. 이 곳에 적힌 글들은 하나도 닮지 않았는데, 모두 상처받아 남몰래 흔들리는 우리를 담고 있다.
우리는 모두 흔들린다. 흔들린다는 건 내 생각만큼 강하지도, 단단하지도 않다는 것 같아 두렵지만, 흔들리는 것은 결국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초록 빛의 나뭇잎이 쌀쌀한 바람에 녹슨 빛의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듯. 그러니 우리, 흔들리는 서로를 이해해주자. 흔들리지 않으려 버티다 꺾이지 않도록, 남몰래 흔들리다 거센 바람에 한 순간 날아가지 않도록, 같이 나란히 어울러 들썩여주었으면 좋겠다. 잠시 밀려도 부러지지 않는다고, 잠시 기대어도 무겁지 않다고. 결국 그렇게 더 단단한 바람을 이겨내게 될 테니.
괜찮다, 잠시 흔들리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