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운명은 우리에게 무엇이 될지 선택하게 합니다. 순한 양을 선택한 사람들은 운명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갑니다. 그들은 자신의 자유를 빼앗는 울타리에 불평하지만, 내심 그 울타리가 주는 안전함에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오늘도 초목을 뜯고 있는 양들을 보고 있노라면, 운명은 게으름뱅이 양들에게 한없이 자비로운 듯 보입니다. 그러나 연어가 되길 선택한 사람들은 운명의 거대한 흐름에 거스르기로 합니다. 그리고 운명은 그들의 선택에 걸맞는 가혹한 형벌을 내립니다. 연어는 물살을 가르고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언젠가 오를 수 없는 거대한 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운명은 그곳에서 달콤한 꿈을 미끼 삼아 연어들을 낚아챕니다. 강변마다 서있는 곰과 창공의 독수리도 호시탐탐 그들을 노립니다. 여기서 많은 연어가 잡아먹히고, 일부는 강을 거슬러 오르는 것을 포기합니다. 그러나 운명의 흐름이 죽이지 못한 연어들은 더욱 힘차게 헤엄치며, 위대한 여정 끝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만약 당신이 울타리 속 양이라면 용기를 내 그곳에서 탈출하세요. 울타리 속 초목은 머지않아 바닥날 것이고, 먹을 것이 없는 양들은 서로를 잡아먹으며 울타리 안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연어라면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운명을 거슬러 오르세요. 당신에게 시련과 고통이 찾아오는 이유는, 그만큼 당신이 세상에 흔적을 남길 자격이 있는 위대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운명이 던지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긴 여정 속에서,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자신만의 멋진 흔적을 남기길 진심으로 바랍니다.